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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아름다운 시편들 (730)
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거위/ 문정희
거위 문정희 나는 더이상 기대할 게 없는 배우인 것 같다 분장만 능하고 연기는 그대로인 채 수렁으로 천천히 가라앉고 있다 오늘 텔레비전에 나온 나를 보고 왝 왝 거위처럼 울 뻔했다 내 몸 곳곳에 억압처럼 꿰맨 자국 뱀 같은 욕망과 흉터가 무의식의 주름 사이로 싸구려 화장품처럼 ..
아름다운 시편들/명시. 좋은시
2016. 4. 26. 09:07
나를 던지는 동안/오봉옥
나를 던지는 동안 오봉옥 1 그대 앞에서 눈발로 흩날린다는 게 얼마나 벅찬 일인지요 혼자서 가만히 불러본다는 게, 몰래몰래 훔쳐본다는 게 얼마나 또 달뜬 일인지요. 그대만이 나를 축제로 이끌 수 있습니다 2 그대가 있어 내 운명의 자리가 바뀌었습니다 그댈 보았기에 거센 바람을 거..
아름다운 시편들/명시. 좋은시
2016. 4. 18. 09:15
유리의 기억/ 이수익
유리의 기억 이수익 뜨겁고도 차디찬 불길이 솟아올랐다. 나는 저 지옥 같은 화염 속으로 뛰어 들어가야 한다. 나는 오로지 새롭게 태어나야 함으로서 정결하게 옷가지를 벗은 채 최후의 불의 심장을 향하여 황홀하게도 떨어져 죽을 각오가 되어 있음으로 나는 초죽음의 변경을 거슬러서..
아름다운 시편들/명시. 좋은시
2016. 4. 18. 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