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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나무를 맛있게 먹는 풀코스법 (외 4편)
나무를 맛있게 먹는 풀코스법 (외 4편) 이윤설 비린 게 무지하게 먹고팠을 뿐이어요 슬펐거든요 울면서 마른나무 잎을 따 먹었죠 전어튀김처럼 파삭 부서졌죠 사실 나무를 통째로 먹기는 제 입 턱없이 조그마했지만요 앉은 자리에서 나무 한 그루 깨끗이 아작냈죠 멀리 뻗은 연한 가지는 똑똑 어금니로 끊어 먹고 잎사귀에 몸 말고 잡든 매미 껍질도 이빨 새에 으깨어졌죠 뿌리째 씹는 순서 앞에서 새알이 터졌나? 머리 위에서 새들이 빙빙 돌면서 짹짹거렸어요 한입에 넣기에 좀 곤란했지만요 닭다리를 생각하면 돼요 양손에 쥐고 좌-악 찢는 거죠 뿌리라는 것들은 닭발 같아서 뼈째 씹어야 해요 오도독 오도독 물렁뼈처럼 씹을수록 맛이 나죠 전 단지 살아 있는 세계로 들어가고팠을 뿐이었어요 나무 한그루 다 먹을 줄, 미처 몰랐다구요..
아름다운 시편들/명시. 좋은시
2021. 10. 20. 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