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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장석주 (13)
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나비/ 장석주
봄꽃 진 뒤 여기저기 뒹구는 고막(鼓膜)들. 바람은 빵을 베어 물고 달린다. 너는 청동 의 말과 함께 돌아온다. 너는 가난한 화부(火夫)가 놓친 불의 작은 혀, 아직 실현되지 않은 기쁨이다. 너는 모래와 금속 알갱이가 아니다. 너는 부드러운 맥박을 가진 양이나 초원에 내리 꽂히는 벼락, 꽃과 꽃 위로 날며 노래하는 백합, 수풀 위에서 빛나는 쓸모없는 금, 아름다운 배[船], 부레, 속삭임, 너는 궁핍과 궤양에서 태어나 한없이 가벼운 눈[雪]의 일생을 산다. ⸺시 전문 계간 《딩아돌하》 2020년 여름호 ------------ 장석주 / 1955년 충남 논산 출생. 197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시집 『오랫동안』 『몽해항로』 『일요일과 나쁜 날씨』 등.
아름다운 시편들/명시. 좋은시
2020. 7. 29. 08:21
백년 노래/장석주
백년 노래 장석주 대지에 밀과 보리 씨앗이 싹 트게 하고 묵정밭에 콩과 깨가 자라게 하라. 굶주린 자에게 북극의 오로라와 천국을 주고 계곡 시냇물에게 청아한 목청을 틔워 주라. 긴 진통 중인 산모에게 출산을 허락하고 퇴행성관절염 환자에게는 인공 무릎을 주어라. 태어나느라 힘든 ..
아름다운 시편들/명시. 좋은시
2018. 5. 29. 07:45
식물들의 외로움/임동확
임동확의 「식물들의 외로움」 감상 / 장석주 식물들의 외로움 임동확 한사코 어미의 품에서 떼쓰는 아이들처럼 찰진 논바닥에 도열한 벼들. 낱낱이면서 하나인, 또 하나이면서 낱낱인 식물들의 일생을 좌우하는 건 결코 내부의 의지나 선택이 아니다. 홀연 태풍처럼 밀려왔다가 그 자취..
아름다운 시편들/시가 있는 하루
2018. 4. 15. 1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