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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한국현대대표시 ] 구성폭포/ 임동확, 시낭송/이서윤 #구성폭포#청평사#오봉산 구성폭포 임동확 이루지 못한 것들이 내는 소리가 어찌 아홉 가지뿐이겠는가 눈 쌓인 계곡 얼음장 속에서도 연신 목숨처럼 이어져 흘러내린 슬픔들이 이제야 한껏 소리 내어 울어보기라도 하듯 그만 넋을 놓아버린 그 자리 수직의 절벽마다 흰 거품이 상사뱀처럼 엉겨붙는다 그나마 잊혀지지 않기 위해 한켠의 돌탑으로 똬리를 틀거나 흔적도 없이 휩쓸려 가버린 세월들을 기억하며 다시는 거슬러가거나 반복할 수 없는 것들이 저를 부르는 적막 속으로 망명도생(亡命圖生)하고 있다 오로지 단 한 번의 순간만 있는, 그러기에 마음대로 처분할 수 없는 나누거나 가늠해볼 수 없는 것들이 그 어디 아홉 가지뿐이겠느냐며 그때마다 겨울 폭포는 가둘 수 없는 울음을..
[한국현대대표시]흔들리며 피는 꽃/시 도종환, 시낭송/ 이서윤 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한국현대대표시] 봄/이성부, 시낭송/이서윤 봄 이성부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듣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 너를 보면 눈부셔 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다. 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 나는 아무 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 가까스로 두 팔을 벌려 껴안아 보는 너, 먼 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한국현대대표시] 이서윤 시낭송 한계령을 위한 연가 문정희 한겨울 못 잊을 사람하고 한계령쯤을 넘다가 뜻밖의 폭설을 만나고 싶다. 뉴스는 다투어 수십 년만의 풍요를 알리고 자동차들은 뒤뚱거리며 제 구멍들을 찾아가느라 법석이지만 한계령의 한계에 못 이긴 척 기꺼이 묶였으면. 오오, 눈부신 고립 사방이 온통 흰 것뿐인 동화의 나라에 발이 아니라 운명이 묶였으면. 이윽고 날이 어두워지면 풍요는 조금씩 공포로 변하고, 현실은 두려움의 색채를 드리우기 시작하지만 헬리콥터가 나타났을 때에도 나는 결코 손을 흔들지 않으리 헬리콥터가 눈 속에 갇힌 야생조들과 짐승들을 위해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에도…… 시퍼렇게 살아 있는 젊은 심장을 향해 까아만 포탄을 뿌려 대던 헬리콥터들이 고라니나 꿩들의 일용할 양식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