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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2022신춘문예당선시 (11)
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잘방잘방 가을 강은 할 말이 참 많답니다 저렇게 눈부신 석양은 처음이라고 내가 입을 열었습니다 참 오랜만에, 도무지 닫혀 있던 입 흰 귓바퀴 꽃을 봅니다 안개 짙은 그 하얀 꽃을요 나는 휠체어를 밀어주면서 한 바퀴 즐거운 나의 집, 두 바퀴 세 바퀴 현(絃)을 타 봅니다 눈감고 오물오물 따라하는 어르신 핑 돌아 떨어지는 눈물 한낮의 요양원 창밖으로 찔끔 찍어 냅니다 사람들은 먼 나무위에 앉아 졸고 가을 강은 나를 자꾸 떠밀고 갑니다 알 없는 안경너머로 두 다리 유니폼의 건장한 날이 있습니다 서슬 퍼런 기백이 있습니다 백지로 두고 떠나자고 말한 적 있답니다 구절초 강아지풀 억새 어우러진 둔덕 제 모습에 반해 석양을 품은 비록 비위관(脾胃管)에 연명하지만 포르르 동박새 동백나무에 오르고 옛 기억 하나둘 돌아..
삽화=신기영 엄마 달과 물고기 물고기는 내 오빠다 오빠가 물고기인줄 알면서도 내 엄마 달은 물살에 휩쓸려 떠밀려가는 물고기를 잡지 못한다 그러나 엄마는 달이다 눈물이 없는 달 우리가 잠든 밤마다 환하게 나타났다 사라졌다하면서 놀라고 걱정스럽게 만드는 달 말이다 이런 달의 머릿속에는 아무것도 없다 생각만 많다 물거품이 이는 곳에 가면 은빛 곡선을 가진 오빠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아기가 발을 핥고 있어서 젖 물릴 때가 됐다고 한다 물고기의 얼굴은 내 얼굴 우리는 형제다 물속에 잠긴 달이 운구릉을 헤적거리다 곱은다리에서 암흑 속으로 내려간다 이번에는 검은 그림자에 싸여 비틀거리는 아빠도 함께다 그러나 엄마는 달이다 힘이 세다. 당선 소감/ 시 김미경 시 당선 김미경 녀석은 주로 빛이 어스름할 때 또는 밤중에 ..
▲ 표제·일러스트=주한경 눈사람 한쪽 눈이 삐뚤게 붙어 있다 돌멩이 하나 머금었다 지금 조금씩 녹고 있는데 눈두덩이가 시릴 만큼 너를 오래 붙잡고 싶어 미안하지만 나는 점점 온기를 갖고 안타깝지만 너는 점점 부피를 줄이고 한동안 우린 밀착된 결빙으로 중력을 버티지 눈송이들 모여 숨겨둔 방 이곳은 해의 꼬리가 닿지 않아 심장을 두기 좋지 두근대는 돌멩이가 감정이라면 겨울은 안전한 밀실이야 사람들은 그저 눈빛을 얹어주거나 손끝으로 훑어볼 뿐 녹아내려야 하는 운명엔 관심이 없지 내가 너를 지키는 방법은 구름을 불러 모으는 일 눈이 자꾸 짓물러지고 있어 눈 속에 갇힌 마음이 죄다 흘러내리고 있어 우리가 견뎌야 했던 것들을 생각해 처음 눈덩이 궁글렸을 때의 설렘 같은 거 아이들 모두 돌아간 뒤 입꼬리를 움직여본 ..
잘 여문 것 좇아 줄기와 가지 따라 억지로 삼키던 몇 모금의 물 따라 바쁘게 걸어온 길에서 폴짝 뛰어오른다 느껴지지 않던 중력이 어느 순간 무거워져 곤두박질치는 것이다 날아오르는 것이다 떨어질 때가 된 사과는 서서히 붉어지는 것이고 떨어지고 난 사과가 여전히 싱싱한 것은 사라지지 않은 관성, 따르다 남은 습관 탓이다 사과의 단맛은 그런 식이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사과를 가졌을까 하루에도 몇 개의 사과가 공중으로 날아오를까 저로부터 최대한 멀리 뻗어 그러나 고작 몇 발자국 사과를 배웅 나갔다가 휘어졌던 가지가 그 탄력으로 복원되는 궤적을 그리며 돌아온다 돌아오는 가지 하나 횡단보도를 건넌다 걸음 재촉하는 신호등 가던 길 멈추고 고개 돌려 옆을 보았다면 중력이 늘 같은 방향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거나 받아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