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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낭독/ 장이지 본문
낭독
장이지
북쪽으로 머리를 하고 눕는다.
그믐달이 머리 위로 떠올라도
하늘은 깊고 견고하다.
식탁 위의 유리컵, 유리컵 안의
보리차, 보리차는 어떻게 해도 조용하다.
정적이 잘름대다가 엎질러질 지경이다.
냉장고만이 부엌에서
하드보일드 풍의 소설이라도 읽는지
웅얼거린다.
거기로 가서
북쪽으로 머리를 하고 눕는다.
추운 꿈의 입구에는 늘 나만이 있다.
나는 낭독한다.
나의 시를.
북쪽으로 머리를 하고 누운 나의
깊고 견고한 죽음을.
—시 전문 계간지《딩아돌하》2017년 12월호
장이지 / 1976년 전남 고흥 출생. 2000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안국동울음상점』『연꽃의 입술』『라플란드 우체국』, 평론집『콘텐츠의 사회학』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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