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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그 손/ 김광규 본문
그 손
김광규
그것은 커다란 손 같았다
밑에서 받쳐주는 든든한 손
쓰러지거나 떨어지지 않도록
옆에서 감싸주는 따뜻한 손
바람처럼 스쳐가는
보이지 않는 손
누구도 잡을 수 없는
물과 같은 손
시간의 물결 위로 떠내려가는
꽃잎처럼 가녀린 손
아픈 마음 쓰다듬어주는
부드러운 손
팔을 뻗쳐도 닿을락 말락
끝내 놓쳐버린 손
커다란 오동잎처럼 보이던
그 손
⸺계간《시와 시학》2018년 여름호
제30회 정지용문학상 수상작
김광규 / 1941년 서울 출생. 1975년 계간 《문학과 지성》으로 등단. 시집 『우리를 적시는 마지막 꿈』부터 『오른손이 아픈 날』까지 11권, 시선집『안개의 나라』외. 현재 한양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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