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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그 손/ 김광규 본문

아름다운 시편들/명시. 좋은시

그 손/ 김광규

시낭송행복플러스 2018. 5. 24. 23:18



그 손

 

   김광규

 

 

 

그것은 커다란 손 같았다

밑에서 받쳐주는 든든한 손

쓰러지거나 떨어지지 않도록

옆에서 감싸주는 따뜻한 손

바람처럼 스쳐가는

보이지 않는 손

누구도 잡을 수 없는

물과 같은 손

시간의 물결 위로 떠내려가는

꽃잎처럼 가녀린 손

아픈 마음 쓰다듬어주는

부드러운 손

팔을 뻗쳐도 닿을락 말락

끝내 놓쳐버린 손

커다란 오동잎처럼 보이던

그 손

 

 

 

                ⸺계간시와 시학2018년 여름호

                   30회 정지용문학상 수상작



김광규 / 1941년 서울 출생. 1975년 계간 문학과 지성으로 등단. 시집 우리를 적시는 마지막 꿈부터 오른손이 아픈 날까지 11, 시선집안개의 나라. 현재 한양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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