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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양들의 침묵/이현호 본문
양들의 침묵
이현호
그대가 풀어놓은 양들이 나의 여름 속에서 풀을 뜯는 동안은
삶을 잠시 용서할 수 있어 좋았다
기대어 앉은 눈빛이 지평선 끝까지 말을 달리고
그 눈길을 거슬러오는 오렌지빛으로 물들던 자리에서는
잠시 인생을 아껴도 괜찮았다 그대랑 있으면
그러나 지금은 올 것이 온 시간
꼬리가 긴 휘파람만을 방목해야 하는 계절
주인 잃은 고백들을 들개처럼 뒤로하고
다시 푸르고 억센 풀을 어떻게 마음밭에 길러야 한다
우리는 벌써 몇 번의 여름과 겨울을 지나며
두 발로 닿을 수 있는 가장 멀리까지
네 발 달린 마음으로 갔었지
살기 위해 낯선 곳으로
양들이 풀을 다 뜯으면 유목민은 새로운 목초지를 찾는다
지금은 올 것이 오는 시간
양의 털이 자라고 뿔이 단단해지는 계절
⸺시집『아름다웠던 사람의 이름은 혼자』(2018. 10)에서
이현호 / 1983년 충남 전의 출생. 2007년 《현대시》신인상으로 등단. 시집『라이터 좀 빌립시다』『아름다웠던 사람의 이름은 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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