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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향기/김선영 본문

아름다운 시편들/명시. 좋은시

향기/김선영

시낭송행복플러스 2019. 4. 9. 15:21



향기

 

   김선영

 

 

 

한 칸 덮고 자는

지붕도 고마운데

과분하게 꽃까지

피워주시네

그 꽃에다 덤으로, 오묘한

향기까지 쳐 주시네

 

향기는

하늘의 것

아무나 욕심으로 가질 수 없다

잠시 마음에만 품었다가

돌려드려야 한다

 

허공에 황홀히 피운

꽃의 세상을 다시

두 손으로

북북 지우고 가시는 그분

그분이 떠나면서 잘못 떨구신

향기 한 점

 

내 영혼의 석탄에 박혀

향기의 뿌리를 박는다

 

 

             ⸺계간 시와 시학2019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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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영 / 1938년 개성 출생. 1962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思歌』 『허무의 신발가게』 『풀꽃왕관. 세종대학교 교수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