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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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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시편들/명시. 좋은시

섬/곽재구

시낭송행복플러스 2019. 7. 19. 09:05


 

  곽재구



섬이
물위에 떠 있는 것은
함께 지낸 이가 물 안에 누워 있기 때문이다

북국으로 날아가는 새들이
함께 가지 못하는 살붙이 형제들을
그리워하며
꺼억꺽 목놓아 울
둥지 하나를 놓아주기 위함이다

달이 환한 밤
자신의 다리뼈로 만든 피리를 불며 오는 사내에게
당신이 찾는 뼈들이
여기 누워 있어요
이정표가 되어주기 위함이다

별이 하늘에서 반짝이는 것은
지상에 얼마나 많은 서러운 섬이
홀로 고요히 노래를 부르는지 알기 때문이다

육신은 때로
얼마나 가슴 저미는 환영인지
스스로의 눈물 안에 소금을 뿌리기 때문이다


 

             

     ⸺시집 푸른 용과 강과 착한 물고기들의 노래(20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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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구 / 1954년 광주 출생.  1981중앙일보신춘문예 시 당선. 시집사평역에서』『전장포 아리랑』『한국의 연인들』『서울 세노야』『참 맑은 물살』『꽃보다 먼저 마음을 주었네』『와온 바다푸른 용과 강과 착한 물고기들의 노래. 현재 순천대 문예창작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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