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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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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후생/이용헌

시낭송행복플러스 2022. 7. 18. 19:38
어떤 후생


   이용헌






의자가 되기 위하여 나무는
오래 서 있는 법을 배웠다
의자가 되기 위하여 나무는
밖에서 기다리는 법을 배웠다
의자가 되기 위하여 나무는
새들을 앉혀보고
바람을 앉혀보고
어둠 속에서 견디는 법을 배웠다
의자는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니었다
의자가 되는 순간 나무는
기꺼이 목숨을 버리고
한평생 받들던 하늘 대신
영혼으로 사람을 받들었다






             ―계간 《시와 정신》 2022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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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헌 / 광주 출생. 2007년 《내일을 여는 작가》로 등단. 시집 『점자로 기록한 천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