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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꽃은 떨어지며 성별을 갖는다 - 박진성 본문
꽃은 떨어지며 성별을 갖는다
박진성
누이야. 공기에서 태어난 새들이 다시, 공기로 들어가는 봄.
꽃들은 떨어지며 비로소 성별을 갖는다.
왜 죽은 자와 여자에게는 꽃이 잘 어울리는가*.
걸을 수 없는 곳이 공중뿐이겠는가.
너를 가둔 봄과 내가 갇힌 봄, 그 사이를 볼 때마다 나는 노래를 죽이고 나는 리듬의 뼈만 물고 누이의 봄으로 이주했다.
봄은 나를 버린 여자의 방이어서, 닳는다, 창문에 이글거리는 꽃의 그림자들.
봄의 낮엔 술을 마시고 봄의 밤엔 여자의 몸으로 들어갔어. 봄…낮…봄…밤…죽은
꽃이 되어서 죽은 꽃의 여자가 되어서 몸을 열고 봄을 열고, 내가 떠나온 방의 화분은 어떤 남자를 또 들일지.
그러나 누이여. 어리석은 꽃들이 빙빙 도는 길을 따라가면 내 작은 방이 있어.
너는 꽃을 더하면 안 된다. 봄을 가둔 연못을 지나치면 안 된다. 내가 떨어진 여자가, 네가 떨어진 꽃이, 추워 보이면
안 된다, 우릴 가둔 봄볕, 봄볕, 봄볕.
봄이 떠내려가는 누구의 시신이냐. 누이야.
———
* 후지와라 신야 : 죽은 자와 여자에게는 왜 꽃이 잘 어울리는 걸까.
-《문학들》2014년 봄호
박진성 / 1978년 충남 연기 출생. 고려대학교 서양사학과 졸업. 2001년《현대시》등단. 시집『목숨』『아라리』, 산문집『청춘착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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