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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시편들/명시. 좋은시

어머니 생각 - 김소엽

시낭송행복플러스 2014. 5. 28. 13:23

 

어머니 생각
김소엽

 


어느 날, 내가 입은 옷소매 밖으로
어머니 손이 나와 있었다
깜짝 놀라 다시 쳐다보니
외할머니 손 같기도 한 쭈글쭈글한 손이
내 소매 끝에 매달려 있었다

어머니 외할머니 모두
떠나신 지 반백 년도 넘었지만
어머니 외할머니 손이
내 소매 끝에 살고 있었음을 몰랐다

어느 날부터인가
거울 속에 비쳐진 내 모습 속에는
나 대신 어머니가 거기 계셨고
어떨 적에는 외할머니도 거기 계셨다
혹여, 잘못 본 것은 아닐까
다시 보았지만
영락없는 어머니 외할머니까지
거울 속에 살고 계셨다

세월은 거울 속으로 빠르게 지나가고 있었다



    ―《시인세계》2009년 봄호

 

 

김소엽/ 1944년 1월 9일 충남 논산 출생. 대전 사범학교와 이화여대 영문과 및 연세대 신학대 대학원 졸업. 한국기독교문인 선교회 회장을 역임. 호서대학교 교수역임. 대전대학교 석좌교수.한국기독교문학몌술총연합회장 역임. 『낮은울타리』 편집 자문위원이다. 1978년 『한국문학』으로 등단했다. 『그대는 별로 뜨고』(1987), 『지난날 그리움을 황혼처럼 풀어놓고』(1992), 『마음 속에 뜬 별』(1995) 등의 시집과 수필집 『사랑 하나 별이 되어』(1989)를 간행, 한국문학상, 윤동주문학상본상, 이화문학상, 기독교문화대상, 세계선교대상,  창조문예 제3회 종려나무상등 수상, 현재 크리스천문학가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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