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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위의 활주로 - 유종인 본문
어깨 위의 활주로
—까마귀
유종인
나는 한 마리 까마귀의 음유를 부른다
말로부터 멀어지듯
치솟는 높이와 맴도는 관망 속에서
까마귀는
천재와도 같이
천치와도 같이
마음에 머문 먹구름을 소름 끼쳐 노래로 덜어낼까
이끼가 꽃을 피우는 주문을 들려줄까
웃음이 깊어진 울음을
울음이 밝아진 웃음을
어느 바위를 노크하면
물로 쓴 편지가 물비늘 반짝이며 흐를까
사랑의 각방에 사는 당신과 내가
언제 벽을 터서 문을 내고 거실을 꾸밀까
그 찬란의 일몰과 새벽을 택일하듯
한 나뭇가지의 흔들림을 잡아 앉는 까마귀여
내 어깨 위에 내려앉은 순간
너는 내 영혼의 콘도르,
무너짐이 곧 신세계의 그릇을 품는 날
모오든 불행을 잡아채 뜯고 찢어발겨 살코기로 놓으니
재밌는 맛이구나
내 어깨 위에 게워낸 황금빛 말들의 팰릿,
또 웅숭깊은 맛이구나
어떤 불행은 여기서 내 어깨에 가려
마음의 옷을 갈아입는다 까마귀여
늙은 천사의 우울과 불안을 놀려먹던 너의 입담은
아직도 내 어깨로 날아오는구나
내 어깨에는
사랑의 짐으로 살 자죽이 남았어도
나는 그걸 영혼의 활주로라 부르련다
가만히 그대가 눈을 감으면
찬 맥주를 그 검은 활주로에 부어주고 싶은 저녁,
까마귀야, 가장 어두운 하늘의 심정을 다스려
내 어깨 위에 시의 활주로를 여는 따스한 울음이여
-《시와 사상》2014년 가을호
유종인 시인/1968년 인천에서 태어나, 1996년 [문예중앙] 에 시 [화문석]외 9편이 당선되면서 문단에 나왔다. 200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조 부문, 2011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미술평론 부문에 당선되었다. 시집으로 『아껴 먹는 슬픔』 『교우록』 『수수밭 전별기』『사랑이라는 재촉들』시조집『얼굴을 더듬다』산문집『염전』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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