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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스크랩] 말에 관한 시 모음 본문

아름다운 시편들/주제별 좋은시

[스크랩] 말에 관한 시 모음

시낭송행복플러스 2015. 5. 22. 00:16

 

 

                                                            사진-한국명시낭송예술인연합회 정길섭작가

 

 

꽃의 말/ 황금찬 시인( 1918-)


사람아
입이 꽃처럼 고와라
그래야 말도
꽃처럼 하리라
사람아

 

 

언제 이 세상 떠나더라도/ 조병화 시인(1921-2003)


언제 이 세상 떠나더라도
이 말 한마디
"세상 어지럽게 많은 말들을 뿌렸습니다"
다 잊어 주십시오
언제 이 세상 떠나더라도
이 말 한마디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다 잊어 주십시오
언제 이 세상 떠나더라도
이 말 한마디
"당신의 사랑의 은혜 무량했습니다"
보답 못한 거 다 잊어 주십시오
아, 언제 이 세상 떠나더라도
이 말 한마디
다 잊어 주십시오

 

 

말의 힘/황인숙·시인(1958-)

기분 좋은 말을 생각해보자.
파랗다.
하얗다.
깨끗하다.
싱그럽다.
신선하다.
짜릿하다.
후련하다.

기분 좋은 말을 소리내보자.
시원하다.
달콤하다.
아늑하다.
아이스크림.
얼음.
바람.
아아아.
사랑하는.
소중한.
달린다.
비!

머릿속에 가득 기분 좋은 느낌표를 밟아보자.
느낌표들을 밟아보자.
만져보자.
핥아보자.
깨물어보자.
맞아보자.
터뜨려보자!

 


 

말의 빛/ 이해인·수녀(1945-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려 있는 시)

쓰면 쓸수록 정드는 오래된 말
닦을수록 빛을 내며 자라는
고운 우리말

"사랑합니다"라는 말은
억지 부리지 않아도
하늘에 절로 피는 노을 빛
나를 내어주려고
내가 타오르는 빛

"고맙습니다"라는 말은
언제나 부담 없는
푸르른 소나무 빛
나를 키우려고
내가 싱그러워지는 빛

"용서하세요"라는 말은
부끄러워 스러지는
겸허한 반딧불 빛
나를 비우려고
내가 작아지는 빛

 


 

흰 종이의 숨결/ 정현종 시인(1939-)

흔히 한 장의 백지가
그 위에 쓰여지는 말보다
더 깊고,
그 가장자리는
허공에 닿아 있으므로 가없는
무슨 소리를 울려 보내고 있는 때가 많다.
거기 쓰는 말이
그 흰 종이의 숨결을 손상하지 않는다면, 상품이고
허공의 숨결로 숨을 쉰다면, 명품이다.

 

 

신이 내게 묻는다면/ 천양희 시인(1942-)

무너진 흙더미 속에서
풀이 돋는다

신이 내게 묻는다면
오늘, 내가 무슨 말을 하리
저 미물보다
더 무엇이라고 말을 하리
다만 부끄러워
때때로 울었노라
대답할 수 있을 뿐

풀은 자라
푸른 숲을 이루고
조용히 그늘을 만들 때
말만 많은 우리
뼈대도 없이 볼품도 없이
키만 커간다

신이 내게 묻는다면
오늘 내가 무슨 말을 하리
다만 부끄러워
때때로 울었노라
대답할 수 있을 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 김용택 시인(1918-)

세상에서 그보다 더 아름다울 수 있는
그보다 더 따뜻할 수 있는
그보다 더 빛나는 말이 있을리 없겠지요
당신...

 


나를 키우는 말/ 이해인 시인(1945-)

행복하다고 말하는 동안은
나도 정말 행복해서
마음에 맑은 샘이 흐르고
고맙다고 말하는 동안은
고마운 마음 새로이 솟아올라
내 마음도 더욱 순해지고
아름답다고 말하는 동안은나도 잠시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
마음 한 자락이 환해지고
좋은 말이 나를 키우는 걸
나는 말하면서
다시 알지

 


저곳/ 박형준 시인(1966-)


공중이란 말
참 좋지요
중심이 비어서
새들이
꽉찬
저곳
그대와
그 안에서
밤을 들이고
아이를 낳고
냄새를 피웠으면
공중이라는

뼛속이 비어서
하늘 끝까지
날아가는
새떼

 


햇빛이 말을 걸다/권대웅 시인(1962-)


길을 걷는데
햇빛이 이마를 툭 건드린다
봄이야
그 말을 하나 하려고
수백 광년을 달려온 빛 하나가
내 이마를 건드리며 떨어진것이다
나무 한 잎 피우려고
잠든 꽃잎의 눈꺼풀 깨우려고
지상에 내려오는 햇빛들
나에게 사명을 다하며 떨어진 햇빛을 보다가
문득 나는 이 세상의 모든 햇빛이
이야기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강물에게 나뭇잎에게 세상의 모든 플랑크톤들에게
말을 걸며 내려온다는 것을 알았다
반짝이며 날아가는 물방울들
초록으로 빨강으로 답하는 풀잎들 꽃들
눈부심으로 가득 차 서로 통하고 있었다
봄이야
라고 말하며 떨어지는 햇빛에 귀를 기울여본다
그의 소리를 듣고 푸른 귀 하나가
땅속에서 솟아오르고 있었다

 


좋은 말을 하고 살면/ 오광수 시인(1953-)


말 한 마디가 당신입니다
좋은 말을 하면 좋은 사람이 되고
아름다운 말을 하면 아름다운 사람이 됩니다
말 한 마디가 당신의 생활입니다
험한 말을 하는 생활은 험할 수 밖에 없고
고운 말을 하는 생활은 고와집니다
말 한 마디가 당신의 이웃입니다
친절한 말을 하면 모두 친절한 이웃이 되고
거친 말을 하면 거북한관계가 됩니다
말 한 마디가 당신의 미래입니다
긍정적인 말을 하면 아름다운 소망을 이루지만
부정적인 말을 하면 실패만 되풀이됩니다
말 한 마디에 이제 당신이 달라집니다
예의 바르며 겸손한 말은 존경을 받습니다
진실하며 자신있는 말은 신뢰를 받습니다
좋은 말을 하고 살면 정말 좋은 사람입니다

 


백지의 말/ 이기철 시인(1943-)


나의 몸은 언제나 하얗게 비워두겠습니다
네 모는 날카로워도 속은 늘 부드럽겠습니다
설령 글씨를 썼다 해도 여백은 늘 갖고 있겠습니다
진한 물감이 있어도 내 몸을 칠하지 않겠습니다
가까이 가고 싶어도 늘 멀리 떨어져 있겠습니다
바람이 불면 납작하게 엎드리겠습니다
칼날이 다가오면 물처럼 연해지겠습니다
그러나 불빛에는 되도록 반짝이겠습니다
노래가 다가오면 치렁치렁 몸으로 받겠습니다
언제나 당신이 들어올 문을 열어두겠습니다
당신이 들어오면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향기가 되겠습니다
그땐 당신이 내 몸에 단 한 폭 그림을 그리십시오
그러기 위해 한 필 붓을 마련해 두겠습니다

 

 


        

 

 


출처 : 한국명시낭송예술인연합회
글쓴이 : 이서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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