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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숲/ 정희성 본문
숲
정희성
나뭇잎이 우수수 져내린 산길로 들어선다.
한 발짝 내디딜 때마다 나의 소리가,
내가 움직이는 소리가 내 귀를 청명하게 한다
숲의 귀도 청명하리라.
내가 이렇게 나뭇잎을 밟으면
그대로 '네가 나뭇잎을 밟았노라' 소리 내고,
내가 미끄러져 넘어지면
가장 정직하게 좀더 소란한 소리로써
내가 미쓰러져 넘어졌음의 소리를 되돌려준다.
가끔 삭정이가 꺾어지기도 하며 나의 긴장을 요구하니
숲길과 나는 저절로 근원적 모국어의 대화를 하는 셈이다.
나무와 나무 사이 그 종과 속이 달라도
저희끼리 그런 대화를 나누리라.
그리하여 이상적인 균형을 맞추어 이처럼
화평한 숲을 이루었으니 '숲'이라는 모자이크야말로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구현해야 할 마음의 지도겠다.
그러나 '그대와 나는 왜 숲이 아닌가!'
나는 내가 너무 크고 그대는 그대가 너무 크니
온 땅을 다 '내 것'으로만 하고 싶은 까닭이 아니겠는가.
한 가지 나무로만 된 숲을 나는 보지 못했으니
내가 너로부터 온 것임을, 그래서 숲임을!
나는 몇 번씩 넘어지며 산길을 갔다.
ㅡ시집(『저문 강에 삽을 씻고 』, 창비 , 1978)
정희성 시인/ 1945년 2월 21일 ~경상남도 창원에서 태어나 용산고등학교,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197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변신’이 당선되어 등단하였다. 1972년부터 숭문고등학교 국어교사로 재직하고 있으며, 2006년 민족문학작가회의 16대 이사장으로 선출되었다. 주로 도시 근로자의 지친 삶과 무거운 비애를 절제된 감정과 차분한 어조로 노래하였다. 시집으로 “저문 강에 삽을 씻고”(1978),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1991), “돌아다보면 문득”(2008)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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