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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고귀한 유산/ 송경동 본문
고귀한 유산
송경동
내가 죽어서라도 세상이 바뀌면 좋겠다며
내어줄 것이라고는 그것밖에 남지 않았다는 듯
노동자들이 목숨을 놓을 때마다
죽음을 이용하지 말라고
보수언론들이 이야기한다
천상 호수 티티카카 호까지 가는 페루의 고산 열차는
1870년 착공해 삼십팔 년이 걸렸다
공사 기간 중 이천 명 넘는 인부들이 죽었다
중간 역도 없이 만년설 속을 열세 시간 달리는데
딱 한번 이십 분간 정차한다
사람들은 기차를 탄다고 생각하겠지만
어쩌면 이천 명의 상여를 타고 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죽음을 이용하지 말라고?
사회가 우리의 삶을 이용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면
누군가의 죽음을 특별히 애도할 일도 없을 것이다
우리가 스스로 선택해 내릴 수 있는
생의 정거장은 의외로 많지 않다
ㅡ시집 (『나는 한국인이 아니다』,창비 2016)
송경동 시인/ 1967년 전남 벌교에서 태어났다. 〈내일을 여는 작가〉와 〈실천문학〉을 통해 작품을 시작했고,
시집 『꿀잠』『사소한 물음에 답함』이 있다. 제12회 천상병 시문학상, 제6회 김진균 상, 제29회 신동엽 창작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