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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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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시편들/풍경이 있는시

[스크랩] 우리가 물이 되어 - 강은교

시낭송행복플러스 2013. 10. 6. 16:09

 

 

 

                                                                         사진-다음카페이미지

 

 

우리가 물이 되어/ 강은교

 

 

우리가 물이 되어 만난다면

가문 어느 집에선들 좋아하지 않으랴.

우리가 키 큰 나무와 함께 서서

우르르 우르르 비 오는 소리로 흐른다면.

 

흐르고 흘러서 저물녘엔

저 혼자 깊어지는 강물에 누워

죽은 나무 뿌리를 적시기도 한다면.

아아, 아직 처녀(處女)인

부끄러운 바다에 닿는다면.

 

그러나 지금 우리는

불로 만나려 한다.

벌써 숯이 된 뼈 하나가

세상에 불타는 것들을 쓰다듬고 있나니

 

만 리 밖에서 기다리는 그대여

저 불 지난 뒤에

흐르는 물로 만나자.

푸시시 푸시시 불 꺼지는 소리로 말하면서

올 때는 인적 그친

넓고 깨끗한 하늘로 오라.

 

  

 

 

 

 

출처 : 한국명시낭송클럽
글쓴이 : 이서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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