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나무말뚝/마경덕 본문

아름다운 시편들/명시. 좋은시

나무말뚝/마경덕

시낭송행복플러스 2017. 1. 21. 16:46



나무말뚝

 

  마경덕

 

 

지루한 생이다. 뿌리를 버리고 다시 몸통만으로 일어서다니,

 

한 자리에 붙박인 평생의 울분을

누가 밧줄로 묶는가

 

죽어도 나무는 나무

갈매기 한 마리 말뚝에 비린 주둥이를 닦는다

 

생전에

새들의 의자노릇이나 하면서 살아온 내력이 전부였다

 

품어 기른 새들마저 허공의 것,

아무것도 묶어두지 못했다

 

떠나가는 뒤통수나 보면서 또 외발로 늙어갈 것이다



   ㅡ시집 ( 글로브 중독자』 애지 2013)



마경덕 시인/전남 여수에서 태어났으며 2003년 '세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하였다. 시집 '신발論'이 있으며 현재 시마을문예대학, 한국시문화회관 부설 문예창작학교 강사, MBC롯데, AK문화아카데미 시 창작 강사로 활동 중이다.

         


'아름다운 시편들 > 명시. 좋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손의 에세이/김기형  (0) 2017.01.21
우물/마경덕  (0) 2017.01.21
길/윤제림  (0) 2017.01.09
2017년 신춘문예 당선작 모음(시부문)  (0) 2017.01.06
목련의 상부/문성해  (0) 2017.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