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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나무말뚝/마경덕 본문
나무말뚝
마경덕
지루한 생이다. 뿌리를 버리고 다시 몸통만으로 일어서다니,
한 자리에 붙박인 평생의 울분을
누가 밧줄로 묶는가
죽어도 나무는 나무
갈매기 한 마리 말뚝에 비린 주둥이를 닦는다
생전에
새들의 의자노릇이나 하면서 살아온 내력이 전부였다
품어 기른 새들마저 허공의 것,
아무것도 묶어두지 못했다
떠나가는 뒤통수나 보면서 또 외발로 늙어갈 것이다
ㅡ시집 ( 『글로브 중독자』 애지 2013)
마경덕 시인/전남 여수에서 태어났으며 2003년 '세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하였다. 시집 '신발論'이 있으며 현재 시마을문예대학, 한국시문화회관 부설 문예창작학교 강사, MBC롯데, AK문화아카데미 시 창작 강사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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