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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immigrant) /이훤 본문
이민자(immigrant)
이 훤
한 시절을 다 발음하니, 먼 곳이었다. 구 년이 지났고 스물하나의 표정을 대개 잃어버린 청년은 남편이 되었다. 덜 자란 말들을 두고 온 땅이 그리워 가끔 머리를 반대편에 두고 잤다. 밥 먹듯 Excuse me를 하는 사람들이 fuck을 밥풀처럼 뱉을 때, 그들은 대체 무얼 소화한 걸까. 치즈처럼 늘어지는 단어들을 생각한다. 늘어지다 끊어지고 또 늘어지는 어느 배달되지 못한 광경들을
오늘은 무얼 먹을까. 매일 노동하고 식사를 준비하고 장을 보고 세금보고서를 끊으며 시민과 이주민을 오가는 나. 내가 할 수 있는 건 쓰는 일 찍는 일뿐이어서
타국어로 더 자주 불리는 날은
조금 더 이방인 같다. 단어와 단어, 얼굴과 얼굴, 모국과 조국 사이에서 생각보다 자주 체한다. 나에게도 외부인이었던 내가 이방인이 될 때 나는 누구의 이방에 거하는가. 간혹 그려보는 건강해져 있는 나. 바깥이 되어버린 모국과
모국의 국기와
그 가장자리
주목된 적 없는 세 줄의 독백을 생각한다. 이제는
집이 돼버린 곳에서
집을 생각한다. 소화 안 된 언어들이 뒤섞인 채로 일기장에 쏟아지고
먼 나라 국기처럼
이민자의 밤이
잠시 펄럭였다 안착한다.
— 《시인동네》 2017년 7월호
이훤 / 19ㅇㅇ년 ㅇㅇ 출생. 조지아공대에서 학위. 같은 대학원 석사 과정 휴학. 3년간 문화 월간지 편집자. 2014년《문학과 의식》 신인상 당선. 몇 차례 시 전시, 사진 개인전과 공동전 참여. 현재 아틀란타 포토 그룹의 멤버. 단편 「정담(情談)의 향기」「깨달음의 길」번역. 시집『너는 내가 버리지 못한 유일한 문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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