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못/최호일 본문

아름다운 시편들/명시. 좋은시

못/최호일

시낭송행복플러스 2017. 7. 11. 08:18



 

  최호일

 

 

 

연못 속에는 잉어가 들어있다

연못 속에는 꽃, 태양, 바람 같은 것이 들어있다

읽은 적이 있는 책이 들어있으며

오래된 가옥도 들어있다

잔잔한 소리도

시끄러워 잠 못 드는 소리도

 

연못 속에는 사람이 들어있다

착한 사람

조금 삐뚤어진 사람

봄, 여름, 가을, 겨울까지도

아무튼 사계절이 거느리고 있는 모든 것들이

 

그러한 연못의 한가운데에

아주 길고 커다란 못을 박으면

사람들이 놀라고

 

연못의 반대편 지구에는 물이 흘러나올 것이다

 

아주 긴 못을 박았다 빼면

 

 

 

                       —《리토피아》2017년 여름호



최호일 / 1958년 충남 서천 출생. 2009년《현대 시학》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바나나의 웃음』.

           



'아름다운 시편들 > 명시. 좋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滴ㅡ비꽃/김신용   (0) 2017.07.13
즐거운 하드록/신정숙  (0) 2017.07.11
허공으로의 도약/조창환  (0) 2017.07.11
북향화 너머/김명은  (0) 2017.07.06
눈의 슬픔/이승하  (0) 2017.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