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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못/최호일 본문
못
최호일
연못 속에는 잉어가 들어있다
연못 속에는 꽃, 태양, 바람 같은 것이 들어있다
읽은 적이 있는 책이 들어있으며
오래된 가옥도 들어있다
잔잔한 소리도
시끄러워 잠 못 드는 소리도
연못 속에는 사람이 들어있다
착한 사람
조금 삐뚤어진 사람
봄, 여름, 가을, 겨울까지도
아무튼 사계절이 거느리고 있는 모든 것들이
그러한 연못의 한가운데에
아주 길고 커다란 못을 박으면
사람들이 놀라고
연못의 반대편 지구에는 물이 흘러나올 것이다
아주 긴 못을 박았다 빼면
—《리토피아》2017년 여름호
최호일 / 1958년 충남 서천 출생. 2009년《현대 시학》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바나나의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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