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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몽유도원도/ 안도현 본문
안도현의 「몽유도원도」감상 / 장석주
몽유도원도
안도현
두꺼비가 바위틈에 숨어 혼자 책 읽는 소리
복사꽃들이 가지에 입술 대고 젖을 빠는 소리
버드나무 잎사귀는 물을 밟을까봐 잠방잠방 떠가고
골짜기는 물에 연둣빛 묻을까봐 허리를 좁히네
눈썹 언저리가 돌처럼 무거운 사람들아
이 세상 밖에서 아프다, 아프다 하지 마라
산은 높아지려 하지 않아도 위로 솟아오르고
물은 깊어지려 하지 않아도 아래로 흘러내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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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유도원도(夢遊桃源圖)는 안견이 1447년에 비단에 수묵담채로 그린 그림이다. 봄마다 복사꽃 피고 두꺼비는 바위틈에서 눈을 껌뻑껌뻑한다. 산은 높이 솟고 계곡 물은 노래하며 내를 이뤄 흐른다. 하늘은 제가 하늘인 줄 모르고, 맑음은 제가 맑은 줄 모른다. 사람들은 복사꽃 피고 지는 세상을 꿈결인 듯 살다간다. 시름과 아픔 많은 이승의 척박함에 대조되는 꿈속 낙원은 사는 게 곤핍할수록 더욱 갈급하리라. 아아, 그런 세상이 오면 아프다, 아프다 하고 비명을 내지르는 사람도 더는 없으리라.
장석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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