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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하당에서/곽재구 본문
하당에서
곽재구
유달산 들어가는
바닷가 신작로에
벚꽃 두 줄로 세워두고
슬픈 사람들 무슨 생각 하나
난영미용실 여자가
창에 얼굴을 대고
돼지코를 만드는 동안
한 아낙이 봇짐을 들고 걸어간다
유채나물 사려
유채나물 사려
유채 순을 살짝 데쳐 된장기에 버물려 먹으면
밤 꿈에 도깨비가 안 나타나지
밤 꿈에 도깨비가 안 나타나지
아낙이 노래처럼 부르는 소리를 따라가는데
노란 리본 유리에 붙인 승용차에서
한 사람이 내려 아낙에게 말한다
난 밤 꿈에 도깨비가 되고 싶으오
도깨비가 되어보고 싶은 아이가 있소
이때 나물 아낙 노랫말이
유채나물 사려
유채나물 사려
유채 순을 살짝 데쳐 된장기에 버물려 먹으면
밤 꿈에 착한 도깨비 되지
밤 꿈에 착한 도깨비 되지
—《시인수첩》2017년 가을호
곽재구 / 1954년 光州 출생. 1981년〈중앙일보〉신춘문예로 등단. 시집『사평역에서』『한국의 연인들』『서울 세노야』『참 맑은 물살』『와온 바다』등. 동화책 『아기참새 찌꾸』. ‘오월시’ 동인이었으며 현재 순천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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