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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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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을 떠난 푸른빛의 기억이 갇힌 방으로 들어간다 형광등 불에 달궈진 자갈과 모래알들이 바닥에 깔리어 전갈이 지나는 길을 만들고 있다 마른 바람이 눈에 익거나 때로는 낯선 발자국들을 지우는 한낮에는 미세한 먹이사슬들이 잠깐 잠을 자는 것처럼 보인다 여기에서는 모든 것이 하얗다 종일 내리쬐는 빛은 벽에 박힌 나무들의 뿌리와 그걸 바라보는 죽은 새들의 밥상과 좁은 틈새를 뚫고 머리를 든 작은 벌레들의 핏줄까지 하얗게 만든다 한번이라도 불빛에 닿은 것들은 제 본래의 색깔을 잃어버리고 오후가 저물 때면 변색의 관성은 더욱 강해져 누구도 아침을 기억하지 못한다 방의 움직임이 멈출 때까지 나갈 수 없다 아무렇게 발을 들여 놓았다가 깊은 사막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폭풍에 갇히어 돌아설 수 없다 여전히 문은 굳게 닫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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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목수였다 팔뚝의 물관이 부풀어 오를 때마다 나무는 해저를 걷던 뿌리를 생각했다. 말수 적은 아버지가 나무에 박히고 있었다. 나무와 나는 수많은 못질의 향방을 읽는다 콘크리트에 박히는 못의 환희를 떠올리면 불의 나라가 근처였다. 쇠못은 고달픈 공성의 날들. 당신의 여정을 기억한다. 아버지 못은 나무못. 나무의 빈 곳을 나무로 채우는 일은 어린 내게 시시해 보였다. 뭉툭한 모서리가 버려진 나무들을 데려와 숲이 되었다. 당신은 나무의 깊은 풍경으로 걸어갔다. 내 콧수염이 무성해질 때까지 숲도 그렇게 무성해졌다. 누군가의 깊은 곳으로 들어간다는 건 박히는 게 아니라 채우는 것. 빈 곳은 신의 거처였고 나의 씨앗이었다. 그는 한 손만으로 신을 옮기는 사람 나무는 노동을 노동이라 부르지 않는다. 당신에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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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에게 몸으로 물을 주는 건, 그에게서 달콤한 봄 냄새가 나기 때문이지 내 주변엔 봄이 너무 많아 침대도 나에겐 봄이야, 그건 아마도 침대를 향한 나의 일방적인 편애일지도 모르겠어 침대는 해마다 겨울이 알려주는 장례관습 따위엔 관심 없어 꿈과 현실 사이에서 철없이 스프링을 쿨렁거려도 푸른 봄은 여전히 아지랑이처럼 오고 있을테니까 침대 위에서 휴대폰 속 이미지나 사건들을 클릭하고 닫는 동작은 무의미해 그때마다 끝이 보이지 않던 내일이 침대 커버처럼 단순해질 수도 있다는 걸 명심해 침대의 생각은 참으로 명료해 홀쭉하게 들어간 배를 쓰다듬으며, 지난밤 겹의 무게 뒤에 펼쳐진 피로를 걷어내고 비로소 자리에서 일어날 힘을 얻지, 그건 내일이 던져줄 공복을 향한 강한 의지인 거야 공복은 채움의 예비의식이기도 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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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 소감] “정말 원하는 빛깔의 시 나올 때까지 정진” 삶 속 어둠이 시 자양분 돼 스승과 가족·문우들에 감사 강영선씨 광부이자 농부의 딸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의 고단한 삶을 다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새벽녘 낡은 자전거를 타고 막장으로 가던 바퀴 소리를 어렴풋이 기억합니다. 주말에는 사과밭에 농약을 치던 그의 젖은 등이 선연합니다. 노동의 무게로 아버지의 등은 늘 굽어 있었지만 그런 아버지에게 배운 건 게으름 피우지 않는 성실이었습니다. 그저 말없이 묵묵히 일하시는 모습이 평범한 나에게 시를 붙잡고 있게 했습니다. 살면서 어둠이 나를 늘 따라다닌다 생각하여 피하려고만 했던 지난날이 떠오릅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어둠 속에 있을 때 가장 밝았던 것입니다. 희망이라는 등불이 있었으니까요. 어둠을 끄면 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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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여문 것 좇아 줄기와 가지 따라 억지로 삼키던 몇 모금의 물 따라 바쁘게 걸어온 길에서 폴짝 뛰어오른다 느껴지지 않던 중력이 어느 순간 무거워져 곤두박질치는 것이다 날아오르는 것이다 떨어질 때가 된 사과는 서서히 붉어지는 것이고 떨어지고 난 사과가 여전히 싱싱한 것은 사라지지 않은 관성, 따르다 남은 습관 탓이다 사과의 단맛은 그런 식이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사과를 가졌을까 하루에도 몇 개의 사과가 공중으로 날아오를까 저로부터 최대한 멀리 뻗어 그러나 고작 몇 발자국 사과를 배웅 나갔다가 휘어졌던 가지가 그 탄력으로 복원되는 궤적을 그리며 돌아온다 돌아오는 가지 하나 횡단보도를 건넌다 걸음 재촉하는 신호등 가던 길 멈추고 고개 돌려 옆을 보았다면 중력이 늘 같은 방향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거나 받아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