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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어떤 후생 이용헌 의자가 되기 위하여 나무는 오래 서 있는 법을 배웠다 의자가 되기 위하여 나무는 밖에서 기다리는 법을 배웠다 의자가 되기 위하여 나무는 새들을 앉혀보고 바람을 앉혀보고 어둠 속에서 견디는 법을 배웠다 의자는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니었다 의자가 되는 순간 나무는 기꺼이 목숨을 버리고 한평생 받들던 하늘 대신 영혼으로 사람을 받들었다 ―계간 《시와 정신》 2022년 여름호 -------------------- 이용헌 / 광주 출생. 2007년 《내일을 여는 작가》로 등단. 시집 『점자로 기록한 천문서』.
양파가 나를 훔쳐간다 김승희 양파가 나를 훔쳐간다 거울과 거울이 마주 보며 서로 훔쳐가듯 양파와 나, 마주 보며 서로 훔쳐간다 양파는 주인공이 없는 하나의 비애극 뼈도 없고 속도 없고 이빨도 없고 결사항전도 없이 폐허의 파편으로 눈동자에 매운 맛이 가득 고인다 바람이 부는가, 한 잎 한 잎 난해한 돌고 도는 운명 속없는 양파에 속절없는 나로다 양파가 나를 훔쳐간다 속잎 한 장씩을 떼어가다 보면 하얀 비애로 물들여진 폐허에 속없는 양파 속절없는 나 껍데기는 가고 알맹이는 오라고 시인은 노래했는데 껍데기가 알맹이고 알맹이가 껍데기인 양파 속없는 한가운데 저 위험한 허공을 감춘 양파 옛날 어린 시절 만화책에서 본 것 같다 늘 붕대를 칭칭 온몸에 감고 다니는 남자 친절하고 따뜻하고 훌륭한 그 남자 붕대를 칭칭 ..
꽃잎 너머 김명리 새의 주검이 라일락 꽃그늘 위에 상한 꽃잎처럼 떨어져 있네 죽음 너머 꽃잎 너머랑 꽃그늘 속으로 난 길고 아득한 복도 같아서 간유리로 창문을 매단 물웅덩이가 공중에 자꾸만 생겨나는 것 같네 지워져가는 새의 무게를 라일락 꽃향기가 층층이 떠받치고 있으니까 애도가 종잇장처럼 가벼워지는 봄날 오후 만곡처럼 휩쓸리는 새의 영원을 햇빛은 지나가기만 할 뿐 바람은 스쳐 지나가기만 할 뿐 —계간 《문학동네》 2022년 여름호 -------------------- 김명리 / 1959년 대구 출생. 1984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대학원 졸업. 시집 『물속의 아틀라스』 『물보다 낮은 집』 『적멸의 즐거움』 『불멸의 샘이 여기 있다』 『제비꽃 꽃잎 속』 등.
아아, 훈민정음 오세영 언어는 원래 신령스러워 언어가 아니고선 신神을 부를 수 없고 언어가 아니고선 영원永遠을 알 수 없고, 언어가 아니고선 생명을 감동시킬 수 없나니 태초에 이 세상은 말씀으로 지으심을 입었다 하나니라. 그러나 이 땅, 그 수많은 종족의 수많은 언어들 가운데 과연 그 어떤 것이 신의 부름을 입었을 손가. 마땅히 그는 한국어일지니 동방에서 이 세상 최초로 뜨는 해와 지는 해의 그 음양陰陽의 도가 한 가지로 어울렸기 때문이니라. 아, 한국어, 그대가 하늘을 부르면 하늘이 되고, 그대가 땅을 부르면 땅이, 인간을 부르면 인간이 되었도다. 그래서 어여쁜 그 후손들은 하늘과 땅과 인간의 이치를 터득해 ‘·’, ‘ㅡ’,‘ㅣ’ 세 글자로 모음 11자를 만들었고 천지조화天地造化, 오행운수五行運數,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