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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鹿砦* 생각 본문
鹿砦* 생각
고재종
그 산중에 없는 나는
그 산중을 생각한다
사슴울타리를 굳게 친 산중 생각에
나는 여기에 없는 나인 것이다
본래 관직에 나아간 바 없으니
무슨 귀거래의 산중은 아니고
발밑이 푹푹 빠지도록
고요가 쌓이면
웬 스님의 두런거림 같은 것이
청태 낀 암반 위에 만년설처럼 내려앉는
산중의 나무그늘 아래거나
혹은 새소리의 구중궁궐에 앉아서
사라져 버린 호랑이 생각도 아니하고
바람난 구름장에도 아니 설레고
밤이면 별 아래서
별을 우러러보아야 하는
지상의 삶의 내력을 서러워하며
다만 그 산중에 있는 생각이다
호젓한 은거라 해도 따질 생각은 없지만
아직은, 십 리는 더 남은 날의
시린 물소리가 되레 산중으로 흘러드는
그 맑은 반짝임을 듣게 되어서
나는 방 안에 산중을 몰래 들여
외로움 몇 굽이를 홀로 넘는 것이다
* 왕유의 시 제목
ㅡ계간 《시와 정신》 2017년 겨울호
고재종 / 1957년 전남 담양 출생. 1984년 《실천문학》신작시집『시여 무기여』에 시 8편 발표하며 작품 활동 시작. 시집 『바람 부는 솔숲에 사랑은 머물고』『새벽 들』『사람의 등불』『날랜 사랑』『앞강도 야위는 이 그리움』『그때 휘파람새가 울었다』『쪽빛 문장』『꽃의 권력』, 육필 시선집『방죽가에서 느릿느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