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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소금쟁이/반칠환 본문
소금쟁이
반칠환
뼈 무른 나이에 지게질 배웠죠
눈물 몇 되 땀 몇 섬 흘렸지만
비칠거릴 때마다 소금 한 줌 집어 먹었죠
몸도 마음도 치우치면 덤벙 빠져요
발가락마다 고루 힘주고
지겟작대기 알구지 옴팡지게 짚어야 해요
이제 출렁거리는 냇물비단 위에도
소금짐 지고 거뜬히 서 있게 되었죠
날마다 땀 흘려 일하고
때때로 슬프면 목 놓아 울어요
기쁨은 떠올라 물결이 되고
슬픔은 가라앉아 보석이 되죠
가끔 내가 선 곳이 물인지 하늘인지 모르겠어요
진흙탕인 줄 알았는데 흰구름 둥실 떠다니죠
낮은 신 신고 있지만 높은 신 함께 걸어요
ㅡ계간《시와 시학》2018년 봄호
반칠환 / 1964년 충북 청주 출생. 199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시집『뜰채로 죽은 별을 건지는 사랑』『웃음의 힘』『전쟁광 보호구역』, 시 해설집 『내게 가장 가까운 신, 당신』『뉘도 모를 한때』『꽃술 지렛대』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