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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한옥(韓屋)/전동균 본문

아름다운 시편들/명시. 좋은시

한옥(韓屋)/전동균

시낭송행복플러스 2018. 7. 2. 09:03



한옥(韓屋)

 

   전동균

 

 

 

일본 막내는 아픈 데는 없는지

사업하는 둘째 일은 좀 어떤지

아이들 공부는 나아졌는지

차례차례 물으셨다

 

조용히

마른 풀을 가득 실은 배가 마당으로 들어오는

닻줄을 푸는 낯선 그림자들 어른대는

11월 저녁

 

이제 어쩌면 좋으냐고

찬물로 낯을 씻고

또 다시 글썽대는 별빛들

 

술 한 잔 천천히 아껴 드시고는

얇은 노트를 건네셨다

별 일 아닌 듯이

 

못 보면 원망할 데만 적었니라

 

부고 보낼 명단이었다

떨리는 손으로

또박또박 쓴

 

 

              ⸺계간 발견2018년 여름호



전동균 / 1962년 경북 경주 출생. 중앙대 문예창작학과 및 대학원 졸업. 1986소설문학신인상 시 당선. 시집우리처럼 낯선』『거룩한 허기』『함허동천에서 서성이다』『오래 비어 있는 길. 현재 동의대 국어국문문예창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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