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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한옥(韓屋)/전동균 본문
한옥(韓屋)
전동균
일본 막내는 아픈 데는 없는지
사업하는 둘째 일은 좀 어떤지
아이들 공부는 나아졌는지
차례차례 물으셨다
조용히
마른 풀을 가득 실은 배가 마당으로 들어오는
닻줄을 푸는 낯선 그림자들 어른대는
11월 저녁
이제 어쩌면 좋으냐고
찬물로 낯을 씻고
또 다시 글썽대는 별빛들
술 한 잔 천천히 아껴 드시고는
얇은 노트를 건네셨다
별 일 아닌 듯이
⸺못 보면 원망할 데만 적었니라
부고 보낼 명단이었다
떨리는 손으로
또박또박 쓴
⸺계간 《발견》 2018년 여름호
전동균 / 1962년 경북 경주 출생. 중앙대 문예창작학과 및 대학원 졸업. 1986년 《소설문학》신인상 시 당선. 시집『우리처럼 낯선』『거룩한 허기』『함허동천에서 서성이다』『오래 비어 있는 길』. 현재 동의대 국어국문‧ 문예창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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