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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12월의 집/길상호 본문
12월의 집
길상호
지하층엔 구십 세 노인이 산다고 했다
남은 체온으로 심장을 돌리는데
계량기 눈금이 너무 천천히 움직였다
일층에는 유령이 가꾸는 고무나무 화분
이층에는 계약도 없이 몇 달째 거주하는 바람
깡마른 시인이 짐도 없이 이사를 와
옥탑방을 채웠다
말수 적고 귀가 어두운 세입자들뿐이라서
층간소음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집도 반 이상은 죽은 몸
얼음이 낀 핏줄은 때때로 막히고
흐릿한 창 몇 개만 겨우 눈을 빛냈다
동파된 방을 두고 떠날 때까지 한 달
시인은 한 편의 시도 쓰질 못했고
구십 세 노인은 나이가 한 살 늘었다
일층의 유령과 이층의 바람에게는
딱히 떠난다는 인사도 남기지 않았다
⸺계간 《시인시대》 2021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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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상호 / 1973년 충남 논산 출생. 200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시집 『오동나무 안에 잠들다』 『모르는 척』 『눈의 심장을 받았네』 『우리의 죄는 야옹』 외, 사진에세이 『한 사람을 건너왔다』 『오늘의 이야기는 끝이 났어요 내일 이야기는 내일 하기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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