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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크도 둥근 식탁/문성해 본문
크고 둥근 식탁
문성해
난 크고 둥근 식탁을 주문하고 싶어
아무래도 열대우림의 원목들이 좋겠지
꼭 바다를 건너 온 놈이었음 해
태풍의 심장도 더듬어 보고
흰수염 고래의 물기둥에도 이력이 나 있는
이왕이면 아침에 켠 원목이면 더욱 좋겠지
비바람에도 끄떡없는 가지로 네 개의 다리를 만들고
푸른 이파리의 화관을 둘러본 둥치로 상판을 만들 테야
당신은 그 위로 새둥지 같은 장바구니를 매번 얹을 테지
계란과 풋것들이 홈타운인 양 술렁거리는
좁은 집안 가득 찬 그것과 동거한다면
모든 밤이 후끈한 열대야 같을 거야
자고 나면 끼니가 오는 것과
새벽의 식탁에 어린 부엉이처럼 앉은 당신이
희고 둥근 하품을 뭉게뭉게 빚어내는 것도 신기할 거야
난 비바람과 칡넝쿨이 번갈아 업어 키운
크고 둥근 물푸레나무 식탁을 가지고 싶어
귀를 대면
긴팔원숭이들의 교미 소리와
푸른 비로드 깃의 밤새 소리가 허밍처럼 새어나오는
서로 멀어지는 가지들처럼
둘러앉는 일은 점차 드물어져도
우리는 크고 둥근 식탁 주위를
빙빙 돌며 다니겠지
크고 둥근 달처럼
⸺계간 시 전문지 《애지愛知》 2021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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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해 / 1963년 경북 문경 출생. 영남대학교 국문과 졸업. 1998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 2003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 시집 『자라』 『입술을 건너간 이름』 『밥이나 한번 먹자고 할 때』 『내가 모르는 한 사람』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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