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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시편들/명시. 좋은시

밝은 연못/ 서대선

시낭송행복플러스 2021. 12. 26. 15:37
밝은 연못

서대선



연못에 넣어준
붕어 몇 마리
저들끼리 짝을 맞춰
알을 낳았던가,
둥글게 퍼지는
파문 속, 고물거리는
물고기 새끼 있었네.

밤이면 하늘에 자욱이 뜬 별들이
자잘한 목숨들 찾아다니며
한 마리씩
눈을 찍어 주고가나 본데,
눈 뜬 새끼 물고기들은
또, 그것들이 처음 본 하늘을
연못에 불러다놓곤 했었네.

우리 집 밤 연못엔
막 태어난 물고기 새끼들이
처음 본 하늘을 더 잘 보려고
등불, 등불을 밝히는 것 같았는데
화안하게 밝은 연못 하나가
만들어지곤 했었는데…



⸺격월간 《현대시학》 2021년 11-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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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선 / 경북 달성 출생. 2013년 《시와 시학》으로 등단. 시집 『레이스 짜는 여자』 『빙하는 왜 푸른가』. 시 평론집 『히말라야를 넘는 밤새들』. 신구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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