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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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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시편들/세계명시

[스크랩] 시(詩) - 파블로 네루다(Pablo Neruda)

시낭송행복플러스 2013. 9. 26. 08:45

 

 

 

 

시(詩) / 파블로 네루다(Pablo Neruda)

 

 

그러니까 그 나이였어…… 시가

나를 찾아왔어. 몰라, 그게 어디서 왔는지,

모르겠어, 겨울에서인지 강에서인지.

언제 어떻게 왔는지 모르겠어,

아냐, 그건 목소리가 아니었고, 말도

아니었으며, 침묵도 아니었어,

하여간 어떤 길거리에서 나를 부르더군,

밤의 가지에서,

갑자기 다른 것들로부터,

격렬한 불 속에서 불렀어,

또는 혼자 돌아오는데,

그렇게, 얼굴 없이 

그건 나를 건드리더군.

 

나는 뭐라고 해야 할지 몰랐어, 내 입은

이름들을 도무지

대지 못했고,

 눈은 멀었어. 

내 영혼 속에서 뭔가 두드렸어, 

열(熱)이나 잃어버린 날개, 

그리고 내 나름대로 해 보았어, 

그 불을

해독하며,

나는 어렴풋한 첫 줄을 썼어

어렴풋한, 뭔지 모를, 순전한

난센스, 

아무것도 모르는 어떤 사람의

순수한 지혜 ; 

그리고 문득 나는 보았어

풀리고

열린

하늘을,

유성(流星)들을,

고동치는 논밭

구멍 뚫린 어둠,

화살과 불과 꽃들로

들쑤셔진 어둠,

소용돌이치는 밤, 우주를.

 

그리고 나, 이 미소(微小)한 존재는 

그 큰 별들 총총한

허공에 취해,

나 자신이 그 심연의

일부임을 느꼈고,

별들과 더불어 굴렀으며, 

내 심장은 바람에 풀렸어

 

 

Merci Cherie  - Frank Pourcel (프랑크 푸르셀)

 

출처 : 한국명시낭송클럽
글쓴이 : 이서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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