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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 - 송재학 본문

아름다운 시편들/명시. 좋은시

절벽 - 송재학

시낭송행복플러스 2014. 8. 29. 10:55

 

절벽

송재학

 

 

절벽은 제 아랫도리를 본 적 없다

직벽이다

진달래 피어 몸이 가렵기는 했지만

한 번도 누군가를 안아본 적 없다

움켜쥘 수 없다

손 문드러진 천형(天刑) 직벽이기 때문이다

솔기 흔적만 본다면

한때 절벽도 반듯한 이목구비가 있었겠다

옆구리 흉터에 꽈리 튼 직립 폭포는

직벽을 프린트해서 빙폭을 세웠다

구름의 풍경(風磬)을 달았던 휴식은 잠깐,

움직일 수도 없다

건너편 절벽 때문이다

더 가파른 직벽과의 싸움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詩로 여는 세상》2014년 봄호

 

 

송재학 시인/ 1955년 10월 4일 경북 영천 출생. 1982년 경북대학교 졸업. 1986년 계간 '세계의 문학'로 등단한 후 1994년 제5회 김달진문학상, 2010년 제25회 소월시문학상, 2014년 제24회 편운문학상을 수상하였다. 또한 대구 문학상도 수상하였다.  시집 '얼음시집', '살레시오네 집', '푸른빛과 싸우다', '기억들', '진흙 얼굴', '그가 내 얼굴을 만지네','내간체를 얻다'.'날짜들', 산문집 '풍경의 비밀', 에세이 '삶과 꿈의 길 실크로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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