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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시편들/명시. 좋은시

맛있는 드라마 - 박주택

시낭송행복플러스 2014. 9. 11. 08:41

맛있는 드라마

박주택

 

 

꽃이 저렇게 피어 있다는 것은

달콤함도 퍼져 있다는 것 —잊어봐, 그 따위 것

꽃이 오직 자신만을 위해 핀다고는 생각지 않아, 너도 알잖아?

 

유골 상자를 안고 버스를

기다리는 여인의 눈에 비치는 거리

 

저녁을 전후하여 세계는 풍요해지고

이 모든 것들은 한가운데 놓여 있는 무늬

 

아무런 예고도 없이 태어난 자식들은

굴욕 아래에서 견딘다

(너라고 여긴 것들이 너를

떠날 때 그것으로 끝이라는 것이지)

 

터질 것 같은 생일날

겨우 슬픔을 면한 것들이

꽃 앞에 가느다란 흔적을 남긴다

 

 

   -《애지》2014년 여름호

 

 

박주택 시인/ 1959년 충남 서산 출생. 1986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 시집『꿈의 이동건축』『방랑은 얼마나 아픈 휴식인가』『사막의 별 아래에서』『카프카와 만나는 잠의 노래 』『시간의 동공 』『또 하나의 지구가 필요할 때』. 현재 경희대학교 국문과 교수. 월간《현대시》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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