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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단추 - 손택수 본문

아름다운 시편들/명시. 좋은시

꽃단추 - 손택수

시낭송행복플러스 2014. 8. 31. 12:42

꽃단추

손택수

 

 

내가 반하는 것들은 대개 단추가 많다

꼭꼭 채운 단추는 풀어보고 싶어지고

과하게 풀어진 단추는 다시

얌전하게 채워주고 싶어진다

참을성이 부족해서

난폭하게 질주하는 지퍼는 질색

감질이 나면 좀 어떤가

단추를 풀고 채우는 시간을 기다릴 줄 안다는 건

낮과 밤 사이에,

해와 달을

금단추 은단추처럼 달아줄 줄 안다는 것

무덤가에 찬바람 든다고, 꽃이 핀다

용케 제 구멍 위로 쑤욱 고개를 내민 민들레

지상과 지하, 틈이 벌어지지 않게

흔들리는 실뿌리 야무지게 채워놓았다

 

 

   -(『노작문학상 수상작품집 제13회 』2013 동학사)

 

 

손택수 시인/ 1970년 전남 담양 강쟁리에서 태어난 뒤 부산에서 성장기를 보냈다. 지독한 향수병과 짝사랑을 앓다가 암울한 문학소년 시절을 보내고, 199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언덕 위의 붉은 벽돌집'이 당선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하였다. 국제신문 신춘문예에도 시가 당선되었다. 시집으로 '호랑이 발자국'과 '목련 전차', '나무의 수사학', 청소년을 위한 고전산문 '바다를 품은 자산어보' 등이 있다. 신동엽 창작상, 이수문학상, 오늘의젊은예술가상. 제13회 노작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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