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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어떤 나무의 말 - 나희덕 본문

아름다운 시편들/명시. 좋은시

어떤 나무의 말 - 나희덕

시낭송행복플러스 2014. 10. 1. 12:01

 

어떤 나무의 말
나희덕

 

 

제 마른 가지 끝은
가늘어질 대로 가늘어졌습니다.
더는 쪼개질 수 없도록.

 

제게 입김을 불어넣지 마십시오.
당신 옷깃만 스쳐도
저는 피어날까 두렵습니다.

곧 무거워질 잎사귀일랑 주지 마십시오.

 

나부끼는 황홀 대신
스스로의 棺이 되도록 허락해주십시오.

 

부디 저를 다시 꽃 피우지는 마십시오.

 

 

    - 시집 (『말들이 돌아오는 시간』 문학과 지성사 2014)

 

 

나희덕 시인/ 1966년 2월 8일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8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 '뿌리에게'가 당선되면서 문단에 나왔다.
시집 '뿌리에게',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 '그곳이 멀지 않다', '어두워진다는 것'등을 발표했으며,
시론집 '보랏빛은 어디에서 오는가'를 출간했다. 김수영문학상 · 김달진문학상 · 현대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조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