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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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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시편들/명시. 좋은시

겨울비, 하염없이

시낭송행복플러스 2016. 3. 13. 16:21




겨울비, 하염없이


강인한



초겨울인데 개나리꽃 팔랑팔랑

찬바람에 홀적삼

도망 나온 가시내 가슴처럼

베란다의 철쭉도 꽃망울을 슬쩍,

시절이 왜 이럴까

세월이 거꾸로 가는지 환장을 하였는지,

분 바른 계집애들

치마는 허벅지로 샅으로 자꾸만 올라가고,

날궂이 살인마가 날뛰ㅐ는 막다른 골목

이 골목인가 저 골목인가,

담배를 개비로 팔고

술도 잔술로 팔고

독한 추억에 취한 그네

시큰한 옛 노래에 실어

내리는 겨울비, 하염없이 늙은

개는 콧등으로 쓰레기 더미를 뒤지네



      —(『2016 오늘의 좋은시 』푸른사상 2016)

 


강인한 시인/ 1944년 전북 정읍 출생했고, 전북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967년 '조선일보'신춘문예 당선으로 등단했으며, 시집 '이상기후', '불꽃', '전라도 시인', '우리나라 날씨', '칼레의 시민들', '황홀한 물살', '푸른 심연',시선집'어린 신에게'와시 비평집 '시를 찾는 그대에게'를 집필했다. 37년간 중고교에서 교편을 잡다가 2004년 2월 명예퇴직하고, 격월간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공동 주간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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