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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북항(北港)/ 권대웅 본문
북항(北港)
권대웅
목련이 핀다
꽃 속에서 뱃고동 소리가 들린다
정박해 있던 배가 하늘로 떠난다
깊고 깊은 저 먼
꽃의 바다
눈이 내리고 눈이 쌓여
오도가도 못 하는 마을에
백발(白髮)의 노모가 혼자 저녁을 짓는다
들창 너머 목련나무로 배가 들어온다
겨우내 단 한 마디도 하지 못했던
말이 터진다.
나무에 수없이 내리는 닻
저 구름 너머에서 들어오는 배와
통음(通音)하던 하얀 눈송이들이
펑펑 운다
떠나는 곳이 있고 돌아오는 것이 있지만
이 세상에 항구는 단 하나다
당신이 기다리고 있는,
봄 항구에 꽃이 핀다
—월간 웹진《공정한 시인의 사회》2016년
권대웅 시인 / 1962년 서울 출생. 1987년 ‘시운동’ 동인에 참여. 198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시 「양수리에서」당선.
시집『당나귀의 꿈』『조금 쓸쓸했던 생의 한때』. 그 외 동화집, 에세이집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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