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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유리의 기억/ 이수익 본문
유리의 기억
이수익
뜨겁고도 차디찬 불길이
솟아올랐다.
나는 저 지옥 같은 화염 속으로 뛰어
들어가야 한다.
나는 오로지 새롭게 태어나야 함으로서
정결하게 옷가지를 벗은 채
최후의
불의 심장을 향하여
황홀하게도 떨어져 죽을 각오가 되어 있음으로
나는 초죽음의 변경을 거슬러서 떠나온 사내답게
늠름히 어둠과
맞서리라.
차디찬 기억의 저편에서
투명하게 얼음처럼 빛나고 있는
오!
유리 한 장.
—《현대시학》2016년
이수익시인/ 1942년 경남 함안에서 태어남. 1963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 시집으로 『우울한 샹송』, 『야간열차』, 『슬픔의 핵』, 『단순한 기쁨』, 『그리고 너를 위하여』, 『아득한 봄』, 『푸른 추억의 빵』, 『눈부신 마음으로 사랑했던』, 『꽃나무 아래의 키스』, 『처음으로 사랑을 들었다』 등이 있음. 현대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정지용문학상, 한국시협상, 지훈상, 공초문학상, 육사시문학상, 이형기문학상 등을 수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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