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쓸쓸한 여름/ 나태주 본문

아름다운 시편들/시가 있는 하루

쓸쓸한 여름/ 나태주

시낭송행복플러스 2016. 7. 30. 11:52

쓸쓸한 여름 /나태주  



챙이 넓은 여름 모자 하나
사 주고 싶었는데

그것도 빛깔이 새하얀 걸로 하나
사 주고 싶었는데

올해도 오동꽃은 피었다 지고
개구리 울음 소리 땅 속으로 다 자즈러들고

그대 만나지도 못한 채
또다시 여름은 와서

나만 혼자 집을 지키고 있소
집을 지키며 앓고 있소



나태주 시인/ 1945년 충남 서천 출생.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시 당선. 시집『대숲 아래서』『막동리 소묘』『꽃이 되어 새가 되어』『눈부신 속살』『황홀 극치』『세상을 껴안다』『꽃 장엄』등 37권. 현재는 공주문화원 이사, 계간 <불교문예> 편집주간, 격월간 시잡지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공동주간, 지역문학인회 공동좌장, 한국시인협회 심의위원장 등으로 활동 중이다



*****

어제도 오늘도

매미 울음소리 어김없고

나뭇잎새 푸르름을 더해갑니다


매일 맞이하는 시간

하루하루 변함없을 것 같은 잎새들도

몇 날 후엔 몰라보게 성장해 있습니다


누구든 계절의 열차에서

자연의 속도에 역행할 수 없는 것

햇빛과 바람

비와 폭풍이 있어 계절이 순환하는 것

허공까지 익혀야 하는 햇볕의 에너지야

어찌 힘들지 않을까

쓸쓸하지 않을까


부패된 나무에는 조각할 수 없듯이

무성한 소리들이 한 여름을 조각해 나가는 것을


쓸쓸하지 않을 계절을 위해 귀를 높입니다.




이서윤의 시가 있는 하루

한국명시낭송예술인연합회 회장 시(시낭송)인

'아름다운 시편들 > 시가 있는 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마음이 조용해 질 때/ 권영상   (0) 2016.08.04
희망/ 나태주  (0) 2016.08.03
얼음/ 정일근  (0) 2016.07.30
비/정일근  (0) 2016.07.29
아름다운 책/ 공광규  (0) 2016.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