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Tags
- 이서윤
- 풍경이 있는 시
- 시낭송행복플러스
- 이서윤시낭송
- 문학
- 동의보감
- 현대시
- 윤동주
- 세계명시
- 장수길
- 시낭송아카데미
- 신춘문예
- 강서구민회관 시낭송반
- 한국명시
- 축시낭송
- 이서윤 시인
- 애송시
- 명시
- 좋은시
- 명시낭송
- 강서구민회관시낭송
- 허준
- 허준박물관
- 풍경이 있는시
- 한국명시낭송
- 이서윤 시낭송
- 한국명시낭송예술인연합회
- 시인
- 한국명시낭송클럽
- 시낭송
Archives
- Today
- Total
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엄마를 태우다/유병란 본문
엄마를 태우다
유병란
빈집에 모인 자식들이 엄마를 태웠다
여기저기 패이고 흠집이 많은
앉은뱅이 책상위의 책들도
먼지를 뒤집어쓴 채 불길 속으로 사라져 갔다
수없이 열고 닫아 반질반질해진 약장 속에는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약들로 가득 차 있고
벽에 걸린 허름한 옷가지에서
엄마 냄새가 난다
해진 옷만 입고 새 옷은 그대로라며
큰언니의 원망 아닌 원망과
상표도 뜯지 않은 옷과 내복들이
불길 속을 맴돌다 사라져 간다
그림자가 뉘엿뉘엿 길게 눕고 있는 텃밭은
앙상하게 마른 고추대궁과 겨울대파 몇 뿌리가
언 몸을 웅크리고 있다
삼일간의 만남을 끝낸 가족들이
하나 둘 차 시동을 걸고 떠날 채비를 서두른다
이제 엄마는 없다
긴 고요만 남아 빈 집을 지킬 것이다
ㅡ시집 『엄마를 태우다』(현대시학, 2016)
유병란/충북음성출생. 동국대학교문화예술대학원 석사 졸업. 불교문예등단.
'아름다운 시편들 > 명시. 좋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지를 다 기울여 매화가/정현종 (0) | 2017.06.15 |
---|---|
신발장을 정리하며/유병란 (0) | 2017.05.29 |
두물머리에서/최혜숙 (0) | 2017.05.29 |
내가 잠든 사이 지나갔다/최혜숙 (0) | 2017.05.29 |
진화하다/정영선 (0) | 2017.05.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