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사이에서/한용국 본문

아름다운 시편들/명시. 좋은시

사이에서/한용국

시낭송행복플러스 2017. 7. 4. 09:18



사이에서

 

   한용국

 

 

 

차를 마시는 동안

해가 하나 더 생겼다

햇살의 음계는

레와 도 사이

초록과 검정을 지나

뿌리내리는 발목

 

새가 물고 온

나무가 끌고 온

누군가 등 뒤에 매달고 온

의자들이 여기저기 박혀 있다

 

유리창 속으로

깊게 어두워 가는

오래 지쳐있는

바람을 부비는 바람의 그림자

 

무서운 미래도 환하기만 해서

숨을 고르며 앉아 있다

오늘 오후는 해가 두 개

나는 나에게

영원히 불가능한 소년의 얼굴



 

          —《현대시》2017년 6월호



한용국 / 1971년 강원 태백 출생. 2003년 《문학사상》을 통해 등단. 시집『그의 가방에는 구름이 가득 차 있다』.

 


'아름다운 시편들 > 명시. 좋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북향화 너머/김명은  (0) 2017.07.06
눈의 슬픔/이승하  (0) 2017.07.04
내 사랑 번개/김용길  (0) 2017.07.04
날짜변경선/최금녀  (0) 2017.07.04
천렵(川獵)/이병일  (0) 2017.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