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사이/김승기 본문

아름다운 시편들/명시. 좋은시

사이/김승기

시낭송행복플러스 2017. 7. 23. 18:15



사이

 

  김승기

 

 

 

건물은 건물을 
내려다보지 않는다 

건물은 건물을 
올려다보지도 않는다 

그저 고마울 뿐이다 
옆에 누가 꿋꿋이 
서 있다는 것이 

보았는가?

어두운 밤 뒤척이다 
옆으로 슬며시 뻗는 
건물의 흰 손들을 

그것으로 그득해져 
그것만으로, 따뜻해져 

튼튼히 
도시가 서 있다 

 


 

            —《포지션》2017년 여름호



김승기 / 1960년 경기도 화성 출생. 2003년 《리토피아》로 등단. 시집『어떤 우울감의 정체』『세상은 내게 한 모금씩 모자란다』『역驛』『여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산문집『어른들의 사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