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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시편들/명시. 좋은시

암염층의 기억/이철건

시낭송행복플러스 2017. 10. 11. 09:17



암염층의 기억

 

  이철건

 

 

 

내륙에서 자란 나는 늘

탁 트인 바다를 그리워했다

밤새워 그 그리움을

연가로 쓰던 시절이 있었다

 

회색의 도시생활은

지층 속의 어둠 같았고

마음은 화석처럼 굳어져 갔다

 

삶에서 조금씩

속된 냄새가 나기 시작할 때

바람이 미세하게 어둠을 흔들었고

빛의 입자들이 기척을 냈다

 

그것들은 굳어진 마음 저 깊은 곳의

푸른 기억들이 되살아나게 했다

 

묵상의 말간 고요가 삶에서

속된 냄새를 지웠다

그러고는 나를 지웠다

 

잘게 부순 나의 기억은

정결한 소금이 되었다

 

 

            —《시문학》2017년 9월호



이철건/ 전북 전주 출생. 2013년《시문학》으로 등단. 시집『내 마음의 철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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