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허준
- 이서윤 시인
- 풍경이 있는시
- 시낭송
- 문학
- 동의보감
- 장수길
- 축시낭송
- 한국명시낭송예술인연합회
- 윤동주
- 시인
- 이서윤
- 한국명시낭송클럽
- 좋은시
- 신춘문예
- 이서윤 시낭송
- 시낭송행복플러스
- 한국명시낭송
- 한국명시
- 강서구민회관 시낭송반
- 이서윤시낭송
- 세계명시
- 명시낭송
- 허준박물관
- 애송시
- 현대시
- 강서구민회관시낭송
- 풍경이 있는 시
- 명시
- 시낭송아카데미
- Today
- Total
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아침을 닮은 아침/박연준 본문
박연준의 「아침을 닮은 아침」감상 / 박성우
아침을 닮은 아침
박연준
지하철 환승게이트로 몰려가는 인파에 섞여
눈먼 나귀처럼 걷다가
귀신을 보았다
저기 잠시 비껴 서 있는 자
허공에 조용히 숨은 자
무릎이 해진 바지와 신발한 머리를 하고
어깨와 등과 다리를 잊고 마침내
얼굴마저 잊은 듯 표정 없이 서 있는 자
모두들 이쪽에서 저쪽으로
환승을 해보겠다고 안간힘을 쓰는데
그는 소리를 빼앗긴 비처럼
비였던
비처럼
빗금으로 멈춰 서 있었다
오늘은 기다란 얼굴을 옆으로 기울이며
지금은 잊은 게 아닐까
우리의 걸음엔 부러진 발목과
진실이 빠져 있는 게 아닐까
한 마디쯤 멀리 선 귀신을 뒤로하고
개찰구를 통과하는 눈먼 귀신들
오늘 아침엔 아무도 서로를 못 본 채
모두가 귀신이 되어 사라졌다
...........................................................................................................................................................................................
굳이 걸으려 하지 않아도 떠밀려 걷게 되는 출근길 지하철. 환승역에서 우르르 쏠려가다 보면 일순간 우리 모두는 “얼굴마저 잊은 듯 표정 없이 서 있는 자”가 되어 꼼짝달싹하지 못하기도 하지요. 안간힘으로 모두를 보았지만 아무도 서로를 못 본 사람이 되고, 안간힘으로 모두를 만났지만 아무도 만난 적 없는 사람이 되어 저마다 총총 사라지지요.
박성우 (시인)
'아름다운 시편들 > 시가 있는 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미 알고 있는 것들에 대한 무지/이하석 (0) | 2017.11.06 |
---|---|
병/기형도 (0) | 2017.11.06 |
아무의 모과/김병호 (0) | 2017.10.30 |
모란이 피네/송찬호 (0) | 2017.10.25 |
붉은 스웨터/이민하 (0) | 2017.10.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