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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이미 알고 있는 것들에 대한 무지/이하석 본문
이하석의 「이미 알고 있는 것들에 대한 무지」감상 / 김기택
이미 알고 있는 것들에 대한 무지
이하석(1948~ )
어둠이 깃든다.
수만의 푸른 고기 떼 두근대는 나무에, 나무가 열어놓은 낯선 꽃들에, 꽃 속 수런대는 비밀스런 우물에
하루가 저문다.
꽃에서 꽃으로 이동하는 것들의 길이 저문다.
다만 사랑의 기억만이 잉태를 꿈꾸는 시간.
이미 누기진 숲 저 안에선 어둠이 알을 낳아 굴리는 소리.
바람이 부화를 돕자 달빛도 흔들리며 무늬져 숲 전체가 푸른 산고로 흔들린다.
불모의 숲 밖은 갖은 불빛들로 밝게 저문다.
나는 숲으로 드는 바람길을 타 넘지 못하고, 도시에서 나와 저무는 길의 이정표에 기대어서 밤을 맞는다.
이미 알고 있는 것들에 대한 무지로 뒤척이는 밤.
숲 안의 어둠이 부화한 새들
날아올라
달 켜든 하늘 덮는 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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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이 일으키는 바람소리를 들으면, 바람 무늬를 온몸으로 그리는 나뭇잎들을 보면 종종 설명할 수 없는 이상한 기쁨이 느껴진다. 알 수 없는 것들에서 무한한 호기심과 설렘이 일어난다.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 설렘도 기쁨도 일어나지 않는다. 알고 있다는 생각이 사물과 우리 몸 사이를 차단시킨다. 귀를 기울이면 사물과 자연에는 자기도 모르게 행복해지는 말, 저절로 가슴이 뛰는 말, 마음 세포가 깨어나는 말들이 가득하다. 우리가 경험한 적도 말한 적도 없는 생생한 이름들이 가득하다. 작가는 ‘이름 지어지지 않은 것 혹은 감히 이름 지을 수 없는 것에 이름을 붙이는 사람’(사르트르)이다. “이미 알고 있는 것들에 대한 무지”를 느낄 때 모르는 것들 속에서 생동하는 신비를 즐길 수 있다.
김기택 (시인, 경희사이버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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