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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혼잣말, 그 다음/함성호 본문
혼잣말, 그 다음
함성호
혼잣말 그 다음—이 도시는
거대한 레코드판이 되었다
어디를 가나 혼잣말이 들려왔다
아파트 단지의 쥐똥나무 울타리를 타고 흐르고
신호를 기다리는 건널목을 가로질러
말하듯 노래하기로 다가오기도 했다
어디서 불어오는 바람에 호수의 물결이
혼잣말로 들린 것도 그 다음이었다
혼잣말이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기도 했고
혼잣말이 사라진 자리를 단풍나무와 사철나무가
실망으로 우거져 내리어 메운 것도 그 다음이었다
새벽의 골목에서는 혼잣말의 그림자가
사방에서 포위해 오며 들려오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내가
혼잣말의 홈을 따라 도는 바늘 같기도 했다
이 도시에 누가 혼잣말을 기록하고 다녔는지
혼잣말은 지하철로에도, 계단에도, 복도에도
유리문의 경첩에서도 투명하게 울려 나왔다
아무도 듣지 못하는 혼잣말을
홀로 듣는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었지만
이 미약한 신호를 증폭시키는
내가 미친 것은
혼잣말, 그 다음이었다
—《포지션》 2017년 가을호
함성호 / 1963년 강원도 속초 출생. 1990년 《문학과 사회》여름호로 등단. 시집 『56억 7천만 년의 고독』『聖 타즈마할』『너무 아름다운 병』『키르티무카』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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