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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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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러스트·표제=주한경 파란 동그라미를 그려요 당신은 호수인 줄 알고 뛰어들어요 팔랑팔랑 헤엄쳐요 바다처럼 넓고 깊어요 파란 동그라미 속의 당신이 파랗게 물들고 나를 찾아봐, 하는 목소리에 물이 뚝뚝 떨어져요 안 보여요 안 보인다니까요 여기 있어, 하는 목소리에 숨이 헉헉 차오르네요 파란 동그라미 위에 파란색을 더해요 내게는 다른 색이 없거든요 조금 다른 파란색이면 당신을 찾을지도 몰라요 몰랐어요 더 깊어질 뿐이라는 걸 바닥을 찾지 못할 거예요 하늘을 찾지 못할 거예요 파란 지구별에서 나갈 수 없듯 당신은 거기서 허우적거리겠죠 파란 동그라미 파란 동그라미 블루칩 같기도 하고 버튼 같기도 해요 속는 셈 치고 한번 눌러 볼까요? 잭팟이 터질까요, 당신이 튀어 오를까요? 하나, 둘, 셋! 아, 물감이 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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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광주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잊다 잊어버리자 잊혀지거나 등등 잊다 잊어버리자 잊혀지거나 등등 / 이서영 고유의 방식으로 꿈은 형태를 지운다 처음부터 순서대로 지우개로 지우는 것과 다르게 아무데서나 지우고 싶은 것부터 지운다 깨끗하게는 아니고 주변을 쓱쓱 뭉텅뭉텅 어떤 부분은 둥근 빵덩어리로 보이다 만지려 하면 밀가루처럼 아늑해져서 모양이 참 막연해져서 무엇이었더라 말할 수 없게 한다 어떤 수업을 들었는데 어떤 칭찬을 받았는데 무어라 말할 수 없다 뭐였더라 그것은 안개처럼 잡히지 않는 희미함 무게도 감촉도 없지만 분명 거기 있는 알갱이들 나는 안개로 건물을 짓고 지붕을 뚫은 철근을 보고 낙서가 적힌 흑판을 본다 내 편이 아닌 사람들과 일을 하다 싸움이 나고 또 금방 화해한다 맥락에 관여하지 않..
2021 제16회 머니투데이 경제신춘문예 당선작 / 모천(母川) 모천(母川) 김철 청계천 골목 어디쯤 모천이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 양양의 남대천이 아닌 뜨끈한 국수를 파는 국수 집 근처 어디라고 국수 발 같은 약도 적힌 메모를 들고 찾아간 미물도 명물로 만든다는 그 만물상 주물 틀에서 갓 나온 물고기 몇 마리 사왔지 수백 마리 수천 마리 붕어빵 구워낼 빵틀 파릇한 불꽃 위를 뒤집다 보면 세상의 모천을 찾아오는 물고기들 다 중불로 찍어낸 붕어빵 같지 한겨울 골목 경제지표가 되기도 하는 천원에 세 마리, 구수한 해류를 타고 이 골목 입구까지 헤엄쳐 왔을 따뜻한 물고기들 길목 어딘가에 차려놓으면 오고 가는 발길 멈칫거리는 여울이 되는 것이지 파닥파닥 바삭바삭 물고기 뛰는 모천의 목전 쯤 되는 영하의 파라솔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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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강원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설원(雪原) 김겸 끝없이 펼쳐진 눈밭이다 바람이 마른 모래처럼 일어난 눈가루를 휘몰아간다 저 막막한 눈밭에 단지斷指한 손가락으로 정방형의 칸을 내어 너를 쓰고 싶다 그 설원의 원고지에 무제無題라고 할 너의 순일한 마음에 대해 쓸까 영어囹圄에 갇힌 너의 죄 없는 욕망에 대해 쓸까 새하얀 너를 앞에 두고 토해냈던 내 먹물 같은 설움에 대해 쓸까 저 막막한 눈밭에 단지한 손가락으로 정방형의 칸을 내어 너를 쓰고 싶다 그 설원의 원고지에 깨어나지 못한 너의 침묵에 대해 쓸까 이 쇠잔한 생에 표착한 너의 불운에 대해 쓸까 외로워, 외로워 말하는 가오나시顔無し 같이 끼니마다 밥을 보채는 너의 허기진 영혼에 대해 쓸까 정해진 과오를 범하고 정해진 책망을 듣는 너의 차갑 게 굳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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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광남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길찾기 / 김진환 차창 너머 낯선 가게들 잠시 눈 감은 사이에 내릴 정류장을 지나쳤나 인터넷 지도로 확인한다 버스의 노선과 파란 점의 위치를 나는 길 잃지 않았다 인터넷 지도에 따르면 이 길은 내가 아는 길 매일같이 지나는 왕복4차로 거기서 나는 흰색과 붉은색 보도블록의 배열을 배웠고 넘어져 뒹굴며 무릎으로 손바닥으로 아스팔트를 읽었는데 보도블록의 배열이 다르다 아스팔트의 굴곡이 다르다 인터넷 지도를 확인한다 버스가 정거장 몇 개를 지나는 사이 파란 점은 아직도 아까 그 길에 있다 멀리 손 뻗어 손바닥의 살점 패인 자리를 보면 핏기와 죽은 피부의 흰빛이 구분되지 않는데 하차 벨 소리가 울린다 흰 버튼 위로 붉은 등이 들어와 있다 뒷좌석 사람이 내 뻗은 팔을 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