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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담쟁이 / 시 도종환, 시낭송 이서윤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 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길/ 김기림 시낭송 이서윤 나의 소년 시절은 은빛 바다가 엿보이는 그 긴 언덕길을 어머니의 상여와 함께 꼬부라져 돌아갔다. 내 첫사랑도 그 길 위에서 조약돌처럼 집었다가 조약돌처럼 잃어버렸다. 그래서 나는 푸른 하늘빛에 호져 때없이 그 길을 넘어 강가로 내려갔다가도 노을에 함뿍 자줏빛으로 젖어서 돌아오곤 했다. 그 강가에는 봄이, 여름이, 가을이, 겨울이 나의 나이와 함께 여러 번 다녀갔다. 가마귀도 날아가고 두루미도 떠나간 다음에는 누런 모래둔과 그리고 어두운 내 마음이 남아서 몸서리쳤다. 그런 날은 항용 감기를 만나서 돌아와 앓았다. 할아버지도 언제 난지를 모른다는 마을 밖 그 늙은 버드나무 밑에서 나는 지금도 돌아오지 않는 어머니, 돌아오지 않는 계집애, 돌아오지 않는 이야기가 돌..
꽃자리/ 구상 시낭송 이서윤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나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나는 내가 지은 감옥 속에 갇혀 있다 너는 네가 만든 쇠사슬에 매여 있다 그는 그가 엮은 동아줄에 묶여있다 우리는 저마다 스스로의 굴레에서 벗어났을 때 그제사 세상이 바로 보이고 삶의 보람과 기쁨도 맛본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구상/1919~2004. 서울 이화동 출생. 본명은 구상준(具常俊). 원산 근교 덕원의 성 베네딕도 수도원 부설 신학교 중등과 수료 후 ..
1부 신형(身形), 내 안의 자연 1-7. 사람의 몸은 한 나라와 같다 『포박자』抱朴子에 다음과 같이 나온다. “한 사람의 몸은 곧 한 나라의 형상이다. 가슴과 배는 궁과 같고 팔다리는 교외와 같고 뼈마디가 나뉜 것은 여러 부서와 같다. 신神은 임금과 같고, 혈은 신하와 같고, 기는 백성과 같으니 몸을 다스릴 줄 알면 나라도 다스릴 수 있다. 백성을 아끼는 것이 나라를 편안하게 하는 도리인 것처럼 몸의 기운을 아끼는 것은 몸을 보존하는 길이다. 백성이 흩어지면 나라가 망하는 것처럼 기운이 고갈되면 몸이 죽는다. 죽은 사람은 다시 살아나지 못하고, 망한 나라는 사직을 보존할 수 없다. 그러므로 지인至人은 아직 생기지 않은 어려움을 미리 막고, 병이 생기기 전에 다스린다. 사람의 몸은 수양하기 어렵고 위태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