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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행복플러스(시와 함께 가는 행복한 삶)
남향 南向 (외 1편) 이문재 그땐 그 사람이 남쪽이었습니다 그때는 그 한 문장이 정남향이었습니다 덕분에 한 시절 잘 살아낼 수 있었습니다 봄이 이듬해 봄 만나기를 서른 몇 차례 많은 시대가 한꺼번에 왔다가 사라졌습니다 오래된 미래는 더 오래가 되었고 온다던 미래는 순식간 지나가 버렸습니다 꽃 진 자리에서 하늘을 보며 생각합니다 나는 지금 누구에게 남쪽일 수 있을까요 우리들은 어느 생에게 정남진일 수 있을까요 그때는 여기저기 남쪽이 많았습니다 더불어 함께 남쪽을 바라보던 착하되 강하고 예민하되 늠름한 벗들이 도처에서 서로 부둥켜안고 그랬습니다 남쪽은 저기 여전히 맑고 푸르러 드높은데 이 겨울이 봄여름가을을 건너뛰어 다음의 긴 겨울을 만나고 있습니다 처음처럼 처음 같은 마지막처럼 전환 학교 우리는 이야기 ..
[오디오 명시산책, 한국현대대표시선]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상화 , 시낭송/이서윤 이상화(1901~1943)/ 일제 강점기에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와 같은 민족시를 발표하여 민족정신을 드높였다. 본관은 경주. 호는 무량·상화·백아. 아버지 시우와 어머니 김신자(金愼子) 사이에서 둘째 아들로 태어나 7세 때 아버지를 여의고 가정 사숙에서 큰아버지 일우에게 교육을 받았다. 1916년 경성중앙학교에 입학해 1919년 수료하고, 강원도 일대를 방랑했다. 3·1운동이 일어나자 대구학생운동에 참여하고 백기만과 함께 거사하려다 사전에 발각되어 잠시 서울에 피신했다. 1921년 현진건의 추천으로 〈백조〉 동인에 가담했고, 1922년 프랑스 유학을 목적으로 도쿄[東京]로 건너가 아테네 프랑세에서 프랑스 ..
그리운 바다 성산포 이생진 살아서 고독했던 사람 그 사람 빈자리가 차갑다 아무리 동백꽃이 불을 피워도 살아서 가난했던 사람 그 사람 빈자리가 차갑다 나는 떼어 놓을 수 없는 고독과 함께 배에서 내리자마자 방파제에 앉아 술을 마셨다 해삼 한 토막에 소주 두 잔 이 죽일 놈의 고독은 취하지 않고 나만 등대 밑에서 코를 골았다 술에 취한 섬 물을 베고 잔다 파도가 흔들어도 그대로 잔다 저 섬에서 한 달만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뜬 눈으로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그리움이 없어 질 때까지 성산포에서는 바다를 그릇에 담을 순 없지만 뚫어진 구멍마다 바다가 생긴다 성산포에서는 뚫어진 그 사람의 허구에도 천연스럽게 바다가 생긴다 성산포에서는 사람은 슬픔을 만들고 바다는 슬픔을 삼킨다 성산포에서는 사람이 슬픔을 노래..
개화 이호우 꽃이 피네, 한잎 두잎 한 하늘이 열리고 있네 마침내 남은 한잎이 마지막 떨고 있는 고비 바람도 햇볕도 숨을 죽이네 나도 아려 눈을 감네 이호우(1912~1970)/ 경북 청도 출생. 누이동생이 시조시인 이영도이다. 의명학당을 거쳐 밀양보통학교를 마쳤으며 경성제일고등보통학교에 입학. 1929년 일본 도쿄예술대학에 입학했으나 신경쇠약.위장병겹쳐 학업포기.1940년 이병기의 추천을 받아 시조 '달밤'이 ‘문장’에 발표되어 문단에 나왔다. 대표작 ‘달밤’, ‘개화’, ‘살구꽃 핀 마을’ 휴화산등 있으며 시조집으로 '이호우시조집'외에 누이동생 영도와 함께 '펴낸 ‘비가 오고 바람이 붑니다'가 있다